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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무속의 제도적 공백과 신빨의 행정화(1)

국가는 왜 무속을 관리 하지 않는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세계적 유행과 예능 '운명 전쟁 49'의 공격적인 바이럴, 첨단 AI를 도입한 사주팔자 디지털 점집의 범람... 오늘날 무속 시장은 이미 거대한 산업 규모에 도달해 있다. 현재 한국 사회 내 무속인 수는 약 8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 존재하며, 점술 및 무속 시장 역시 조 단위 규모로 성장했다는 분석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이 거대한 시장은 놀라울 정도로 제도 바깥에 놓여 있다. 그렇다할 종교도, 복지도 아니며, 의료나 치료도 아니고, 심리 상담, 혹은 문화 스포츠도 아닌 채, 그러나 그 모든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채로 말이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 발생한다. 검증 체계가 존재하지 않는 시장에서는 결국 효험조차 상품처럼 유통된다. 신..

한반도정신 2026.05.09

한반도의 얼굴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

얼굴이라는 오래된 주술 미국의 팝아트는 소비사회의 상품 이미지와 카툰 위에서 탄생했다. 일본의 팝아트는 우키요에와 망가 산업의 납작한 화려함을 바탕으로 태어났다.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 캔과 코카콜라 병은 대량생산 시대의 욕망과 반복을 시각화했고, 일본의 팝적 미감은 카이카이 키키를 중심으로 우키요에와 망가, 캐릭터 산업을 통해 독자적인 이미지 체계를 구축했다. 그렇다면 한국의 팝 이미지는 어디에 존재하는가. 한국 사회를 대표하는 대중 이미지, 팝(POP)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해 우리는 종종 한복, 단청, 태극, 호랑이 같은 도상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정작 한국 사회에서 가장 압도적으로 반복되어온 이미지는 다른 곳에 있다. 그것은 바로 얼굴이다. 한국의 도시 일상을 떠올려보자. 지하철 광고판..

한반도정신 2026.05.06

너를 부정하며 나는 인간이 되었다

경계는 언제나 누군가의 살이었다 시대와 지역을 나아가, 인종적 편견을 극복해야 하는 것은 작금의 중대한 과제로 우리에게 주어졌다. 이제는 다른 인종은 물론 인공지능, 사이보그, 유전자 복제인간 등 이른바 포스트 휴먼에 속하는 수많은 타자와 공존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견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호모사피엔스의 순혈성을 견지하는 그리스 로마신화, 그리고 그 정신을 이어받아 주체를 강조하는 서구 근대의 휴머니즘적 인간관은 이후에도 여전히 유효할까? 서구의 고전적 서사, 특히 그리스 로마 신화와 중세 종교, 근대 휴머니즘은 오랫동안 이 질문에 대해 명확한 답을 제시해왔다. 인간은 세계의 주체이며, 그 정체성은 순수성과 자율성 속에서 영원토록 완성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주체는 결코 스스로만으로 형성..

한반도정신 2026.05.05

기원을 잃은 신화와 원본 없는 이미지

브리콜라주로서의 신화, 혹은 계보 없는 이미지의 탄생 C.레비스트로스는 신화적 사고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 구성이 잡다하며 광범위 하고, 그러면서도 한정된 재료로 스스로를 표현한다는 것이다. 무슨 과제가 주어지든 신화적 사고는 주어진 재료를 활용해야 한다. 그러므로 신화적 사고는 일종의 지적인 브리콜라주인 셈이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안정남 역, 야생의 사고, 한길사, 1996. 그의 표현을 빌리면, 신화적 사고란 주어진 요소들을 그때그때 재조합하여 의미를 생산하는 일종의 ‘지적인 브리콜라주’다. 이는 체계적으로 설계된 건축이 아니라, 손에 잡히는 파편들을 엮어 임시로 구조를 세우는 행위에 가깝다. 그러나 이 임시성은 결코 미완성이나 결핍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끊임없이..

한반도정신 2026.05.04

동아시아 이미지는 어떻게 실패하였는가

문화적 쾌락의 알고리즘과 동아시아 이미지의 단절에 대하여 현대미술과 미학의 중요한 작동 방식 중 하나는 기존의 메타포, 알레고리, 서사, 이미지를 해체하거나 전복하고, 때로는 그것을 다시 끌어와 변형하는 데서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창작자는 자신이 축적해온 문화적 지식과 이미지를 고유한 문법으로 재배열하며, 그 자체로 하나의 미적 쾌락을 생성한다. 이 쾌락은 단지 작품 내부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둘러싼 해석의 장에서 더욱 증폭된다. 학예사와 평론가는 작가가 무엇을 참조했고 무엇을 배제했는지를 밝혀내며 의미를 조직하고, 관객은 이를 다시 해석하며 논쟁에 참여한다. 이처럼 창작–해석–재해석의 순환 구조 속에서 작동하는 감각적·지적 즐거움, 이를 일종의 ‘문화적 쾌락의 알고리즘’이라 부를 수 있을..

한반도정신 2026.05.04